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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ggle우리가 정말 원하는 것은 ‘수시평가’가 아니라 ‘수시 점검’입니다
평가제도·평가시스템 도입 상담을 하다 보면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수시평가 기능 있나요?”
그래서 저는 항상 이렇게 되묻습니다.
“왜 수시로 평가를 하시려는 건가요?”
돌아오는 답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연말에만 평가를 하니까 잘 안 돼요. 그래서 수시평가를 도입해서 자주 보려고 합니다.”
그때 다시 이런 질문을 드립니다.
“1년에 한 번 하는 평가도 제대로 안 되는데, 더 자주, 수시로 평가하면 과연 잘 될까요?”
이 글에서 다루는 핵심 포인트
- 수시평가는 논리·운영상 모두 복잡성을 크게 높이는 선택입니다.
- 우리가 진짜 원하는 것은 “점수”가 아니라 “지금 잘 되고 있는지 알고 싶은 것”입니다.
- 그래서 해법은 수시평가가 아니라 “수시 진척 기록 & 점검 체계”에 있습니다.
- 연말 평가는 단순·공정하게, 중간 관리는 가볍고 수시로 — 두 축을 분리해서 설계해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한 번쯤 멈추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정말 원하는 건 ‘수시 평가’일까요, 아니면 ‘수시 점검’일까요?
1. 수시평가를 하려면, 논리적으로 이런 문제가 생깁니다
“수시평가를 하고 싶다”고 말씀하시면, 저는 보통 이렇게 여쭤봅니다.
- 수시로 평가해서 나오는 지표는 연간 평가에 어떻게 반영하시려나요?
- 수시평가 점수는 평균을 내시나요? 예를 들어 1년에 4번 했다면 4번 점수의 평균인가요?
- 그렇다면 1~3차는 미달이었다가 4차 때 목표를 달성하면, 최종 평가는 어떻게 하시나요?
조금만 깊이 들어가 보면 금방 느끼실 겁니다. “수시로 평가한다”는 건 논리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쉽지 않습니다.
평가란 결국 아주 단순하게 말해 “목표 대비 실적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수시평가를 하려면 수시목표와 수시실적이 있어야 하고, 그걸 연간 평가와 논리적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조직은 애초에 연초 목표와 연말 실적도 제대로 연결해서 관리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시로 평가하겠다”는 말은, 복잡한 걸 더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큽니다.
2. 사실 우리가 원하는 건 “평가”가 아니라 “잘 되고 있는지 알고 싶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수시평가는 ‘평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짜 욕구는 이것입니다.
- “지금 목표 달성률이 어느 정도지?”
- “이 과제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 게 맞나?”
- “중간에 뒤집히는 일 없이, 제때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
‘수시평가’ 대신 필요한 것
이 욕구를 ‘수시평가’라는 기능으로 풀려고 하다 보니 시스템이 복잡해지고, 실제로는 아무도 안 쓰는 기능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관점을 이렇게 바꿔야 합니다.
“수시로 평가하게 해드리는 게 아니라, 수시로 진척률을 기록하고 조회할 수 있게 해드리자.”
- KPI와 과제별로 진척률(%)을 기록하고,
- 경영진과 관리자들이 현재 순항 중인지, 좌초 위험이 있는지 한 눈에 볼 수 있게 만들고,
- 세부 내용은 메모·첨부 등으로 필요한 만큼만 남길 수 있게 하는 것.
즉, 연말의 공식적인 평가는 그대로 유지하되, 중간에는 “평가”가 아니라 “진척 보고 & 점검”에 초점을 맞추는 접근입니다.
3. 그럼에도 ‘수시평가’가 어려운 현실적인 이유 5가지
수시평가에 대한 니즈는 충분히 이해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습니다.
1️⃣ 현재의 연말 평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많은 조직에서 연말평가는 여전히 이런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 관리자 주관이 많이 개입된다
- 목표–성과 간 연결이 불명확하다
- 평가 기준과 실제 평가가 다르게 운영된다
1년에 한 번 하는 평가조차 공정성과 실효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걸 더 자주·수시로 하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더 어려운 과제입니다.
2️⃣ 관리자의 시간과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수시평가는 말 그대로 “자주” 해야 합니다. 그만큼 관리자의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실의 팀장·관리자는 이미 본인 업무, 보고, 회의, 인사 이슈로 하루가 꽉 차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생기는 일
- 평가가 형식적인 체크리스트로 전락하거나,
- 아예 실행되지 않는 기능이 되기 쉽습니다.
연초에 세운 목표 외에 중간에 떨어지는 일이 너무 많고, 팀장이 그 목표를 꾸준히 챙길 시간 자체가 없다는 현실도 큽니다.
3️⃣ 데이터 축적 및 분석 체계의 부재
수시평가를 하려면, 당연히 데이터가 자주 쌓이고, 모이고, 분석되어야 합니다.
- 진척도
- 주요 산출물
- 정성적인 피드백
- 수시평가 점수 등
하지만 많은 조직은 아직 다음에 대한 기본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 어떤 데이터를,
- 어떤 주기로,
- 어떤 형식으로,
- 어디에 기록하고,
- 어떻게 분석할지
이 상태에서 수시평가를 도입하면, 기록은 중구난방, 데이터는 쌓이지만 아무도 안 보는 숫자만 늘어나기 쉽습니다.
4️⃣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의 어려움
수시평가는 기회가 많아지는 만큼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도 더 커집니다.
- 그날의 컨디션
- 평가자와의 관계
- 일시적인 이슈
이런 것들이 평가에 과도하게 반영될 수 있습니다.
연말 한 번 평가할 때도 “왜 저 사람은 저 점수고, 나는 이 점수냐”는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데, 이를 수시로 하게 되면 불만이 더 자주, 더 크게 표출될 위험이 있습니다.
5️⃣ 동기 부여에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수시평가를 도입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직원들의 긴장감을 유지하고, 동기 부여를 높이고 싶어서일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너무 자주 평가하면, 오히려 이런 부작용이 생깁니다.
- 직원들이 “또 평가야?” 하는 피로감을 느낀다
- 장기적인 성장보다 당장 점수 관리에만 집중하게 된다
- 창의성과 자발성보다는 “욕 안 먹기 위한 행동”이 늘어난다
결국 마음의 포인트가 “열심히 해보자”에서 “까이지나 말자”로 바뀌면, 조직의 에너지는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4.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시평가”가 아니라 “수시 진척 점검”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우리는 수시평가 기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수시로 진척 상황을 알고,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1) 평가 자체는 단순하고 명료하게
- 연간 목표 설정 → 연말 평가의 구조를 단순하게 유지합니다.
- 평가 기준과 산식을 명확히 정의하고, 예외를 최소화합니다.
2) 그 대신 진척 관리는 수시로, 가볍게
- KPI·과제별 진척률(%)을 수시로 기록
- 중간에 이슈가 생기면 코멘트와 첨부로 남기기
- 경영진·관리자가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 바로 볼 수 있게 하기
팀장이 연말에 평가표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목표와 진척을 관리하는 리더 역할에 집중할 수 있게 설계해야 합니다.
오이사공에서는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KPI 진척 보고 및 조회 화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목표 대비 진척률을 수시로 기록하고,
- 경영진과 관리자가 한눈에 현황을 보고,
- 세부 내용은 필요한 만큼만 남길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5. 마무리: 수시평가를 고민하고 계시다면
지금 수시평가 도입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먼저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셨으면 합니다.
“우리가 정말 필요한 건
수시로 점수를 매기는 것인가,
아니면 수시로 상황을 파악하고 조정하는 것인가?”
대부분의 경우, 답은 후자입니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 평가 제도는 단순하고 공정하게
- 진척 관리는 수시로, 가볍고 직관적으로
- 두 가지를 분리해서 설계하면 조직은 덜 피곤해지면서도 성과관리는 더 잘 돌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 상황에 맞는 평가·진척 관리 체계를 고민하고 싶다”면, 수시평가 버튼을 하나 더 만드는 것보다 이런 질문부터 함께 던져보는 게 훨씬 큰 효과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 무엇을 보고,
- 언제 보고,
- 어떻게 기록·관리할지
여기서부터 설계를 시작하는 것이, 진짜로 도움이 되는 “수시 관리”의 출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