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이란, 마치 롤러코스터와도 같습니다. 특히 전략기획실장이라면 말이죠. 오늘은 제가 포항제철, 현대자동차, LG그룹이라는 내로라하는 대기업을 거쳐, 중견기업 C사 전략기획실장으로 가게 되면서 겪은 통합 시스템 구축과 인사평가제도 개편 이야기, 그 뒷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돌이켜보면… 지금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일이었죠. 😅 하지만 당시엔 패기 하나로 밀어붙였습니다.
1. 대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낯선 전장으로의 이동
대기업은 시스템과 구조의 세계라면, 중견기업은 사람과 감정의 세계였습니다. 대기업에서의 경험이 칼이라면, 중견기업은 창과 방패가 필요했습니다.
2. 전략기획실장의 예상 밖 업무
2-1. 시스템 통합? ERP 전산팀도 아닌데?
“시스템마다 나오는 숫자가 다 달라!”
회장님의 한 마디로 시작됐습니다. 재무의 숫자와 영업의 숫자가 다르다며… 결국 저에게 ERP 통합이 떨어졌죠.
“ERP를 정비하면 해결됩니다만, 많은 노력과 고통이 따릅니다.”
이 말을 내뱉은 순간, 저의 업무는 확장됐습니다. ERP PM, 즉 전산담당 역할까지 떠안은 거죠.
2-2. 인사평가 개선? 보상 없이 평가를 바꾼다고?
“우리 인사평가는 주먹구구야! 삼성처럼 만들자!”
제가 대답했죠.
“삼성/LG/현대차 수준의 평가 시스템을 원하십니까? 하지만 삼성만큼 보상은 없지 않습니까?”
그러자 회장님의 한 마디.
“삼성이 하는 걸 우리가 못할 것이 뭐야!”
3. 회장님의 철학, 그리고 현실과의 괴리
3-1. “못할 것이 뭐야”의 무게감
이 말, 처음엔 패기 있는 경영자의 목소리처럼 들렸습니다. 하지만 곧 그 무게에 짓눌렸죠.
3-2. 대기업 따라잡기 vs 현실적 제약
삼성과 현대차는 수십 년의 데이터, 인프라, 문화가 쌓여 만들어진 시스템이지만, 중견기업은 아직 출발선이었습니다.
4. 통합 시스템 구축의 고통과 배움
무려 5년이 걸렸습니다. 시스템 기획, 데이터 정리, 사내 교육, 사용자 반발, 수많은 야근과 스트레스를 버티며 얻은 건 하나.
“이래서 창업을 하는구나…”
5. 인사평가 개편, 왜 항상 논란일까?
5-1. Zero Sum vs Plus Sum의 차이
인사평가는 결국 누군가는 손해를 본다고 느끼게 되는 게임입니다.
- Zero Sum: 누군가 이득을 보면 누군가는 손해를 보는 구조
- Plus Sum: 평가가 좋아지면 더 많은 보상이 가능한 구조
5-2. 평가제도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많은 기업이 제도 그 자체를 성공의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도는 도구일 뿐, 문화와 리더십 없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6. 사표를 품고, 마음속엔 창업을 품다
ERP와 인사제도 개편은 성과는 있었지만, 사람을 소진시키는 일이었습니다. 사표를 매일 품고 다녔습니다. 결국, 이렇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제는 내가 주도하는 일을 해야겠다.”
7. 지금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까?
아니요. 절대 하지 않았을 겁니다. 😅 하지만 그때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습니다.
8. 마무리하며 –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 이게 진짜 필요한 일인가요?
- 조직의 준비는 되어 있나요?
- 변화에 따른 고통을 감내할 수 있나요?
그럼에도 한다면, 그건 진짜 리더의 선택입니다.
❓ 자주 묻는 질문 (FAQs)
1. 중견기업에서 ERP 도입 시 가장 큰 난관은 무엇인가요?
데이터 표준화와 사용자 저항입니다. 실무자의 거부감이 가장 큰 장애물이죠.
2. 인사평가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무엇인가요?
제도만 바꾸고 보상은 그대로 두면 저항만 남습니다.
3.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평가 시스템 차이는?
대기업은 성과+역량+잠재력을 보고, 중견기업은 성과 중심의 평가가 많습니다.
4. 평가 시스템 개선 시 무엇을 가장 먼저 해야 하나요?
현재 제도의 문제점을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평가에 따라 보상을 잘 할 수 있느냐이며, 저성과자를 대체할 직원을 채용할 수 있느냐입니다. 많은 중견기업은 채용 자체가 너무 어렵습니다.
5. 시스템과 제도 도입 후 성과는 언제쯤 나타나나요?
최소 1~2년은 필요합니다. 문화와 습관이 바뀌어야 시스템이 정착됩니다.